3월부터 새로운 직장을 다니게 되었다.

이전 회사에서 했던 업무가 딥러닝과 데이터 분석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이번 회사에서 맡게 된 업무는 내가 그동안 하고 싶었던 Ops 관련 및 백엔드 업무이다. 워낙 새로운 걸 도전하고 배우는 것을 좋아하는 나인지라 흥미를 느끼고 흔쾌히 시작하겠다고 패기 좋게 말했다. 해보지 않았던 업무이기 때문에 조금만 배우면 쉽게 적응하고 따라갈 수 있을거라 생각했지만 생각 외로 고난이 가득한 길이었다. 물론 회사에서도 나를 채용하며 어느정도 배움의 시간이 필요할 거라 생각했겠지만, 이정도로 내가 못 따라올 줄은 예상하지 못 했을 것 같다.

시간은 흐르고 성과물은 없으니 조급해지는 마음은 사람인지라 어쩔 수 없었다. 일등으로 출근해서 막차를 타고 퇴근하는 시간을 매일 보내도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고민의 시간만 길어졌다.

 

평일 스터디를 올스탑하고 업무에 집중했다. 사람도 만나지 않았다. 주말에도 업무를 했다. 부족한 내 실력을 메꾸는 방법은 그 방법뿐이 없다고 생각했다. "가장 빠르게 가는 방법은 가장 정확한 방법으로 가는 것이다." 라는 말을 몸소 실천하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는 내 자신에 화가 났다.

헬스장과 회사, 집만 반복하니 잡 생각도 들지 않았다. 꿈 속에서도 회사였다. 업무에만 매진하는 한 달을 보냈다. 어느 주말, 업무를 하려고 노트북을 여는 순간 두통이 몰려오는 걸 느끼며 그제서야 번아웃이 온 걸 알았다. 스트레스를 받으면서도 의도적으로 회피해왔던 것이다. 업무 스트레스를 운동으로 풀었기 때문에 중량은 계속해서 갱신을 했고 나의 운동 수행능력이 증가한줄로만 알았다. 물론 배운건 정말 많았다.

생에 처음으로 만든 백엔드 모듈을 도커와 kubernetes로 서버에 배포하였고, GCP, mysql, 파이썬을 다루는 실력이 확 늘었다. 하지만 여전히 jupyter notebook 위주의 작업 스타일과 객체 지향적이지 않은 코드는 남아 있었고, 다른 base 파일을 import 해오는 것이 익숙하지 않았다. 금세 바꿀 수 없는 문제라는 걸 인지하고 받아들이기로 했다. 몇번이나 rollback을 반복한 뒤에 나의 문제점을 깨달았다. 

 

다행히 사수님이 자신감이 많이 하락하고 의기소침해 있던 나를 북돋아주시고 칭찬과 조언도 많이 해주셨다. 다시 기운을 차리고 매진하고 있다. 팀 워크샵도 다녀왔는데, 업무 생각을 많이 떨쳐버리고 친목을 도모하는 데 집중했다. 요즘 유행하는 말이 중요한건 꺾여도 그냥 하는 마음이라는데, 4월 한달동안은 나도 꺾이지 않으려고 노력해왔던 것 같다. 하지만 계속해서 한 방향만 바라볼수록 부러지기 쉽다는 건 몰랐다. 정신을 차려보니 시간이 지나있어서 어떻게 흘러갔는지도 모르겠다.

지금 이 과정과 이 시간 하나하나가 나에게 굉장히 소중한 시간이란 걸 잘 알고 있다. 작은 것들을 쌓아 내 걸로 만들고 더 큰 성과를 내고 싶은 욕심이 있다. 4월 한달동안 힘들었던만큼 다시 심기일전하여 5월,6월을 넘어 계속해서 롱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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