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상장사라면 분기보고서를 공시하느라 고생했을텐데 기업이 아니라 사람이라 다행인 것 같다. 내가 뭘했나 싶은 현타감을 느끼며 공개처형 당할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그래서 나는 1분기동안 뭘했을까? 정량적으로 체크할 수 있는 것부터 보려고 하니 노션밖에 생각이 나지 않는다.

중간중간 구멍이 뚫렸지만 10주 가까이 되는 주간회고를 작성했고, 그 사이 취업을 했다.

배움의 기록도 꾸준히 남기고 있다. 특히 기록하는 습관이 가장 크게 달라졌다. 기록을 하니 이룬 게 없는 것 같으면서도 뭐라도 남은 기분이 든다. 작년말보다 접한 텍스트와 읽은 책, 경험이 많아졌으니 어찌됐든 훨씬 풍부한 인생을 살고 있는 건 맞는 것 같다. 또, 물욕이 많이 줄었다. 소비지향과 충동구매를 일삼던 내가 왜 이럴까 고찰해보니 지식욕으로 옮겨간 것 같다. 개이득^ㅡ^


듀오링고 1,000일을 달성했다. 다음 목표는 10,000일!



업무적으로는 최소한 SOTA 모델에 대한 지식이 많아졌고 논문 템플릿이 익숙해져서 논문을 읽는 속도가 빨라졌다. 구글링하는 스킬도 훨씬 정교해졌다. 별건 아니지만 LaTex 문법, Vi 문법도 검색 없이 사용할 줄 안다. 모델링에 대한 경험, 선형대수나 통계적 지식도 많아졌다. 관심사도 훨씬 넓어졌고 리눅스 문법도 익숙해졌다. 요즘은 ocr, 추천모델, docker/kubernetes 등과 관련된 pipeline, 운영체제 등에 관심이 있다.


신체적으로는 직장에 다니기 전보다 운동량은 줄었지만, 몸무게는 늘지 않았다. 틈날때마다 운동을 하려고 노력중이다.


정신적으로는 훨씬 안정감이 생겼다. 돈을 벌지 않음으로써 당장 생활비를 걱정해야 하는 일이 나와는 먼 이야기라는 사실이 생각보다 나에게 큰 안정감을 안겨 주었다. 어딘가에 속해있다는 소속감도 더욱 강해졌다. 이런 안정감 덕분인지 그동안 못 읽었던 책도 읽고, 지저분한 머리도 자르고, 그림도 그리고, 악기 연주도 하고, 외국어 공부에 투자하는 시간도 늘었다.


사회적으로는 다양한 분야의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5년전인가, 깊은 관계를 맺었던 사람에게 관심사가 너무 많은데 제대로 하는 건 아무것도 없어 빛 좋은 개살구 같다는 핀잔을 들었던 적이 있다. 생전 처음 들었던 말을 그것도 가까운 사람에게 들어 굉장히 충격적이었던 기억이 있다. 지금은 주위에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이 없다. 유유상종이라는 옛 말이 맞는 말이라고 새삼 느낀다. 주변 사람들 덕분에 내 추진력도 더욱 빛을 발할 수 있어 감사하다.



생각나는대로 지껄여보니 그리 모난 삶을 살진 않은 것 같다. 2Q엔 더욱 값지고 풍부한 경험과 실패를 겪고 성장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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